수능장아찌 [1298237]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10-07 23: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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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망함을 논함(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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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 (너는 인생 망함이 병이라고 생각하느냐?) 인생 망함은 병이 아니다. 너는 인생을 망치지 않기를 바라느냐? 인생을 망치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 (그렇다면 인생을 망치지 않는 것이 병이 되고, 인생 망함이 도리어 병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근거로 할까?) 망쳐도 좋을 것을 망치지 못하는 데서 연유한다. 망쳐도 좋을 것을 망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인생 망함이 병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망쳐서는 안 되는 것을 망치는 사람에게는 인생 망함이 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 (그 말이 옳을까?) 인생의 걱정거리는 어디에서 나오겠느냐? 망쳐도 좋을 것은 망치지 못하고 망쳐서는 안 될 것은 망치는 데서 나온다. 꿈은 아름다움을 망치지 못하고, 열망은 좋은 기회를 망치지 못하며, 선택은 올바른 길을 망치지 못한다. 천한 신분인데도 큰 세력을 얻으려는 생각을 망치지 못하고, 집안이 가난하건만 부를 망치지 못하며, 고귀한데도 교만한 짓을 망치지 못하고, 부유한데도 인색한 짓을 망치지 못한다. 올바른 것을 취하려는 마음을 망치지 못하고, 실상과 어긋난 이름을 얻으려는 마음을 망치지 못한다. 그래서 망쳐서는 안 될 것을 망치는 자가 되면, 부모에게는 효심을 망치고, 임금에게는 충성심을 망치며, 사랑하는 이를 잃고서는 슬픔을 망치고,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망쳐버린다. 물건을 주고받을 때 의로움을 망치고, 나아가고 물러날 때 예의를 망치며,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제 분수를 망치고, 이해의 갈림길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망친다. ⓓ (먼 것을 보고 나면 가까운 것을 망치고, 새것을 보고 나면 옛것을 망친다.) 입에서 말이 나올 때 가릴 줄을 망치고, 몸에서 행동이 나올 때 본받을 것을 망친다. 내적인 것을 망치기 때문에 외적인 것을 망칠 수 없게 되고, 외적인 것을 망칠 수 없기 때문에 내적인 것을 더더욱 망친다. ⓔ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망치지 못해 벌을 내리기도 하고, 남들이 망치지 못해 질시의 눈길을 보내며, 귀신이 망치지 못해 재앙을 내린다.) 그러므로 망쳐도 좋을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망쳐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꿀 능력이 있다.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망쳐도 좋을 것은 망치고 자신의 망쳐서는 안 될 것은 망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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