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램]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이야기 + 해설지
(2025학년도 수능 시즌 종료로 해설지 파일은 내립니다.)
안녕하세요 피램 김민재입니다.
2024학년도 수능 국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어떤 시험이었고, 무엇을 요구했는지 등을 설명드려볼게요.
*주의* P.I.R.A.M 국어 생각의 전개를 구매하신 분들은 2권 마지막 지문으로 2024학년도 수능 지문들을 만나시게 됩니다. 교재에서 배운 걸 직전 수능에 적용해보는 것이 의의이기 때문에, 그러한 용도에 방해받지 않게끔 교재를 다 풀어보신 다음에 이 게시글을 확인해주세요. 최소한 해설지는 확인하지 않으시는 걸 권합니다.
이 게시글과 해설지는 2025학년도 수능 대비 P.I.R.A.M 국어의 맛보기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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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수능 국어 총평
독서는 9평과 비슷했습니다. 특히 '노자의 도'와 관련된 지문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지문이었어요. 인문 제재의 글을 읽는 것에 취약한 학생들은 '그래서 니들이 말하는 게 뭐가 다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선지를 판단하다가 멘붕이 왔을 것입니다.
문학은 9평과 유사하게 어려웠습니다. 해설을 쓰면서 느낀 바는 9평과 비슷하다인데, 또 해설을 쓰면서 느낀 건 지문이 너무 어려워서 실전감과 합쳐지는 경우 체감 난이도가 엄청나게 올랐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선택과목은 둘 다 헬이었습니다. 저는 언매가 어려운 건 상수라고 보기 때문에, 화작이 훨씬 충격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답이 안 보여서 식은땀이 나는 느낌, 그 느낌 때문에 시험지 전체적인 운용을 망친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19, 22, 24수능의 공통점은 무엇보다도 '화작이 어렵다'인 것 같습니다. 언매 선택자분들은 늘 하던 대로 열심히 공부하셔야 하고 (언매가 어려운 건 매년 수능에서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화작 선택자분들도 기출분석 빡세게 하셔야 합니다. 단 초반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9평 이후에 일주일에 2~3번씩만 하셔도 충분합니다.
2024학년도 수능 국어의 교훈
어쨌든 2024학년도 수능은 지나갔고, 이제는 2025학년도 수능 수험생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이들에게는 2024학년도 수능의 교훈을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혹시나 지금 +1을 결심하신 분들이라면, 괴롭겠지만 수능 시험장에서의 80분을 다시금 복기하셔야 합니다. 본격적인 공부는 나중에 시작하더라도, 일단 80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고, 내가 뭘 했기에 망했는지 확실하게 정리하셔야 합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12월부터는 기억 안 날 거예요.
사실 이 부분은 일단 해설지를 먼저 본 다음 읽으시면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물론 2024학년도 수능을 현장에서 경험한 학생들은 해설지를 읽지 않아도 충분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보는 2024학년도 수능의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어 공부, 아니 언어 공부의 시작은 '어휘력'이다.
다음은 2024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어휘들 중, 각주가 있는 것들을 제외하고 꽤 어려운 어휘들을 모아본 것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정확히 말하면 대강의 의미와 뉘앙스를 알고 있는 단어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도외시하다 / 현상 세계 / 사조 / 거명하다 / 천거하다 / 일세 / 질시 / 겸연쩍다 / 결연하다 / 분재 / 소회 / 외물 / 회포 / (복잡한) 심사 / 겸양 / 감응하다
이 어휘들을 보면서 '이게 뭐가 어려워?'라는 생각이 들어야 어휘력에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어휘력'에 대한 학습을 게을리하지 마셔야 합니다. 단순히 어휘 문제를 맞히기 위함이 아니라,(애초에 어휘 문제는 어휘력뿐만 아니라 모국어 화자의 '감'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휘력만 좋다고 대비되는 부분도 아닙니다.) 지문과 선지를 이해하는 과정에 전혀 방해가 없게끔 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이 경향은 2024학년도 수능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고 계속해서 지속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더욱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참고로 P.I.R.A.M 국어 구매자 전용 카페에 오시면 아래와 같은 단어장을 제공합니다. 수능평가원교육청사관학교 등 여러 소스에서 뽑아낸 까다로운 어휘들을 총정리한 자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자어의 경우 해당 한자의 뜻과 음을 제시하여, 한자어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읽거나, 모르는 단어만 체크해서 따로 정리하는 식으로 활용하시면 수능날 만나게 될 어려운 어휘에 대해 대비하실 수 있을 겁니다.
2) 독서에서는 하나의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건 2025학년도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킬러문항 배제' 조치로 인해 2024학년도 수능 독서의 난이도에는 어느 정도 상한선이 걸려 있었는데요. 이 상황에서 최대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평가원은 여러 포인트를 섞기보다는 하나의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묻는 식으로 지문과 문제를 구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를테면, '경...마식 보도의 문제점 해결'과 관련된 지문에서는 철저하게 각 규정의 '납득' 여부를 물었습니다. 이 지문은 사실
1문단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말을 보고서 '왜?'라는 물음을 던진 뒤, 그 뒤에 나오는 모든 정보를 '공정성'이라는 포인트로 정리할 수 있는 형태의 지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1문단에서 제시한 화제를 지문 끝까지 끌고 가는 형태의 지문에서는, 이렇게 '공정성'에 대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런데 이 지문의 문제를 보시면,
형광펜 친 것과 같은 선지를 정답으로 제시한 모습입니다. 이 선지들은 모두 '공정성'이라는 화제와 관련있다기보다는, '공정성'이라는 화제 중심으로 정보를 '납득'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생각보다 답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답률이 꽤 낮기는 했지만, 평가원 입장에서는 최대한 '눈알 굴리기'로도 해결이 가능하게끔 출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까다로웠던 6번, 7번 문제도 모두 '화제 중심'의 거시적 독해에 성공했는지보다는, '공정성'이라는 화제를 중심으로 '납득'한 각 규정과 입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였습니다.
나아가, '데이터의 정확성' 관련 지문에서는 '결측치', '이상치', '중앙값', '최빈값', '문턱값'과 같은 개념의 정의를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보았고, '노자의 도' 관련 지문에서는 각 인물들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정리할 수 있는지(인문 지문의 핵심은 '한 사람은 한마디만 한다.'입니다.)만을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서가 어려운 경우, '화제'를 정확히 인식했는지, 핵심 개념의 '정의'는 제대로 체크했는지, 중요 대목은 '납득'했는지, 선지를 판단하면서 논리적이고 필연적으로 해결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물었던 것에 비하면 이는 유의미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찌 되었든 평가원은 늘 내던 대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출제했다는 것입니다.
3) 문학에서는 새로운 걸 요구하지 않았다.
2024학년도 수능을 현장에서 경험했던 학생들에게는 진짜 짜증나는 말이겠지만, 문학에서 새로운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학의 난이도는 결국 현장에서의 '체감 난이도'가 결정한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다른 지문들은 해설지를 참고하시고, 많은 학생들이 고통을 겪었던 '잊음을 논함'(a.k.a. '망해)과 '골목 안'(a.k.a. 할매턴우즈) 지문을 가지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할매턴우즈'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한 TMI : 2022학년도 수능에 역대급 난이도의 경제 지문으로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에 대한 지문이 출제되었는데, 이번 현대소설의 정답률이 해당 지문과 비슷할 정도로 낮게 나왔고, 주인공 중 한명이 '갑순이 할머니'라는 인물이라 '할매턴우즈'라는 재밌는 신조어가 탄생하였습니다...ㅎ)
이제는 유명한 짤처럼 되어 버린 '잊음을 논함' 지문의 1문단입니다.
당연히 저도 처음 볼 때는 평가원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봐도 멘탈 나가라고 제시한 부분인 것이 확실하니까요.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결국 평가원이 수필을 통해 묻고자 하는 건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말', 즉 '주제'임을 생각하며 정신을 차렸습니다. 다른 거 다 필요없고, 글쓴이가 하고 싶은 한마디만 찾으면 수필은 끝납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읽어보니, 형광펜 친 부분이 핵심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것은 병이 되고, 잊는 것은 오히려 병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병'이라는 말이 조금 헷갈릴 수 있으니, '문제' 정도로 바꿔서 이해하는 센스도 발휘했구요.
실제로 다음 문단을 보면, 결국 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은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지문 끝까지 이 이야기만 합니다.
이 지문과 관련된 문제를 풀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 글쓴이가 말하는 '잊어도 좋을 것'과 '잊어서는 안 될 것'을 구분하고, 전자는 잊어야 하고 후자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핵심 주장을 이해했는지만 물어봅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치사하게 이중 부정을 쓴다거나 하기는 했지만요.
다음은 현대소설 '골목 안'입니다. 평가원은 소설에서 인물관계가 복잡한 작품을 출제하기는 하지만, 인물관계 자체를 변별의 포인트로 삼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각 장면에서 인물들에게 얼마나 잘 '공감'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공감'하는 과정에서 인물관계가 자연스럽게 체크되게끔 해야지, 인물관계 자체를 체크하겠다고 덤비면 안 된다는 것이에요.
해당 지문을 읽으면서, 많은 학생들은 '늙은 마누라'가 '갑순이 할머니'인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는 '늙은 마누라'를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인물관계도'에 욱여넣으려다가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갑순이 할머니'는 딸을 왜 나무라는 것인지, 그 이야기를 들은 '집주름 영감'은 왜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늙은 마누라'는 왜 거기에 신나서 동조하는 것인지 등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양 서방'이 머뭇거리고 겸연쩍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미리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선지들을 판단할 때 '근거'를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하게 '공감'한 내용에 대해 묻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워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세한 건 해설지를 참고하시고, 소설에서 피램이 강조하는 포인트에 대해서는 다음 게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설 문제 푸는 데 너무 오래 걸려요 : https://orbi.kr/00064044605
물론 압니다. 시험장에서 이런 글들을 읽으면 정신차리고 차분하게 독해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는 것 압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2025학년도 수능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이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문학이 굉장히 어려워졌고 또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평가원이 새로운 걸 묻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냥 기존 문학에서 요구하던 태도들을 더 어려운 글을 가지고 물어본다는 것뿐입니다. 수능 문학에서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집요하게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4) 선택과목은 상당히 어려웠다.
앞에서도 언급드렸지만, 2024학년도 수능 화법과작문/언어와매체 모두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2수능처럼 화작언매 사이의 표점차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화작이 까다로웠습니다.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해설지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다음 글을 참고하시면, 제가 언어와매체에 대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매체는 그냥 화작 공부하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언매 선택자분들은 화작 공부도 같이 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화작의 내용을 매체에 스스로 적용시켜서 행동양식화해보세요.
화작은
https://orbi.kr/00064221070
이 분 게시글에 '화작의 데이터베이스화'라고 된 부분 참고하세요. 피램과 똑같이 푸십니다.
https://docs.orbi.kr/docs/8900
아니면 피램 화작 전자책으로 보셔요. 출판된지 오래 돼서 최신 기출은 없지만... 내용은 똑같습니다.
이 전자책이 좀 비싸서 부담되신다면
https://docs.orbi.kr/docs/7599
피램 화작의 전신인 이 책으로 공부하셔도 좋을 것 같구요.
어쨌든, 2025학년도 수능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이 글과 해설지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들 봐 주시고, 오타/오류도 많이 제보해주세요. 저 혼자 며칠만에 쓴 거라 조금 부족할 수도 있으니, 너그럽게 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For 2025 P.I.R.A.M 국어 시리즈 안내 : https://orbi.kr/00065274355
For 2025 P.I.R.A.M 국어 생각의 전개 예약판매 : https://orbi.kr/00065301798
0 XDK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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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24수능의 기억이 애초에 사라졋서요 ㅜㅜ
언매 20분 풀고 그 뒤로 기억이 점점 희미하다가
한비자부터 싹 사라짐 ㄹㅇ
ㅜㅜ실전의 무서움이죠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ㅜ
2025수능도 이렇게 낼까봐 두려워요
ㅜㅜ 요구하는 수준에 최대한 가까이 가려고 노력해봅시다...!!
저번에 평이한 시험이였다고 하셨는데
의견이 약간 달라지신것같네요
평이..하다고는 안했는데ㅜㅜㅋㅋ 문학을 제 생각보다 학생들이 어려워한 건 맞는 것 같아요
컷 나오기전에 글 올리신거 봤는데
지금은 없네요..
그때 예측하신 컷 높길래
국어 망한줄 알고 상심했는데
컷 나와보니깐 결과가 엄청 달라서
예측컷이 80후반 90초반이었는데ㅜㅠ생각 이상으로 높게 잡아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9모 독서 하나 틀렸는데 수능때 5개 틀려서 눈물나요 ㅠ
선생님 6 9모 해설이 안보이는데 혹시 지우신 건가요? ㅠㅠ
아 네ㅜㅜ 수능 끝나면 당해 모평 해설은 내립니다.
헐 알겠습니다 내년에도 7개년 기출 잘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