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단편소설(1)
“다음뉴스입니다. 3년전부터 수능이 매년 어려워 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강남등의 교육특구들은 수능이 기존의 변별력을 되찾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에 따라 사교육 부담의 증가로 인한 중산층 학부모들은 매년 한숨을 거듭하고.....”
-삐빅
머리가 띵하다.
텔레비전이 켜져 있는걸 보니 어제 소파에서 영화를 보다 잠들었나 보군. 널찍한 소파 끝자락에 어제 먹다만 팝콘봉지가 위태위태 하게 걸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떨어질 꺼면 떨어지라지 애매하게 버티고 있는 저 꼬락서니가 눈에 밟힌다. 메시가 숏패스를 하듯 발가락으로 ‘톡’하고 건들이니 백사장위 모래성이 무너지듯 ‘풀썩’하고 엎어지며 더러운 음식물들을 바닥에 토해낸다. 그 옆에 놓여 있는 KGB맥주캔이 보이는군....너도 팝콘꼴이 나고 싶은게냐? 이번엔 손가락으로 ‘톡’하고 밀치며 , 소파앞 책상 가장가리에 서 있는 맥주캔을 자빠트린다. 남아있는 탄산이 ‘푸쉬쉬’ 소리를 내며 고급진 갈색 카페트 위에 엎어졌다.
내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온전하게 보존되있던 팝콘과 레몬맥주는 내 변덕스런 심술에 의해서 뿔뿔히 와해 되버렸다. 졸린 눈을 비비며 휴대폰을 켜보니...11:50분을 나타내던 숫자가 ‘뿅’하고 바뀌더니 11:51분으로 넘어갔다.
이번엔 내 집을 둘러본다. 올해 새로 입주한 이곳은 혼자 살기엔 크다 싶을 80평 규모의 공간이다. 내년엔 더 큰 집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암..그렇고 말고..사람은 모름지기 자기 그릇에 맞는 집에 살아야지.....
한참 동안 누워 있느라 주머니안에서 혹사 당한 담배갑을 겨우 끄집어 내고, 하룻밤사이의 고통속에서 버텨내 온전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불..”
“불...!”
아..맞다. 난 지금 집에 혼자 있었다. 바깥이라면 모를까....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버스 속에서 나혼자 듣고 있던 노랫가사를 흥얼거린 것 같이 얼굴이 ‘화악’하고 달아올랐다. 주머니속 지포 라이터를 키고, 활활 타오르는 푸른불꽃 위에 내 입술에 속박당한 허연색 연초를 가져다 댄다. 몸속으로 빠르게 퍼져가는 니코틴을 느끼며 또 다시 나의 하루 일과가 시작되려는 조짐을 보였다. 평소 더러운걸 싫어하는 나로써..아무래도 오늘 내 앞에 펼쳐진 팝콘과 맥주의 건더기들은 도저히 참고 넘어갈수가 없을 것 같다. 어서 빨리 치워야지. 다시 휴대폰을 키고 단축번호 ‘9’번을 꾸욱 하고 누른다. 단축번호를 인식한 휴대폰이 ‘청소’라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뚜우우....뚜우우...
“하..전화를 왜 이렇게 안받...”
“네 교수님 ”
“정인경씨 전화를 왜이렇게 늦게 받는거요?”
“죄송합니다 교수님, 아침에 전화를 드렸는데 안 받으시길레 주무시는 것 같아서 따로 연락이 없으실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허..참 ..내 탓이라는 거요?”
“아닙니다, 제 불찰입니다 죄송합니다”
“잘좀 합시다..예? 하여튼..나 지금 나가니까 와서 청소해놓고 가세요, 그리고 갈색카페트 더러워졌으니까 깨끗이 드라이 해놓으시고...끊어요.....하여튼..사람이 이래서 공부를 잘하...”
“......”
“이봐..끊으라니까?”
-뚜우우...뚜우우
끊을줄 알고 무심코 내뱉었던 나의 가시같은 한마디가, 그녀의 여린 가슴팍을 뚫고 들어가는게 눈 앞에 그려졌다. 하...들으면 뭐 어떻담...아예 틀린 말은 아니니까 말이야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애한테 시킬지말지 ㄹㅇ 고민이네 고1고2학평에만 나오고 고3땐 사라질거라 나도 안했었는데… 참…
-
얘~전에 구매했던거 낙찰됐다는데
-
요즘 오르비에도 자기 점수까고 "여기 돼요?" 하는애들 많음? 0
걔네들 덕분에 점수 표본 모아서 추합했었는데
-
ㅠㅠㅠ 왜 슬픈거죠
-
ㅂㅇㅇ랑은 저거보다 더 스윗하게 。◕‿◕。
-
???
-
상대방 글 말고 프로필 통해서도 보낼수 있다는데 어떻게 보내는건가요?
-
읽어줘 0
다니던 수학 끊고 거의 논 상태인데 뭐 다닐때도 공부 안하긴함..그래서 아는게...
-
귀인을 찾습니다.
-
야 코 걔 맞음ㅋㅋ 시청자좀 차면 시작한댕 tiktok.com/live/soeun
-
서성한중 2
서성한 상경이랑 중앙대 상경이랑 사회 나가면 차이 큼? 서성한 비상경이랑 비교해서는...
-
쟤네들도 2월되면 떠나겠지 또 늙은이들만 남을거야 떼잉
-
시대인재부엉이인형도그래서산거고 금눈쇠올빼미 수리부엉이 흰부엉이 소쩍새 등등 뭐...
-
빅뱅 거짓말에서 7
넌 어딨나요 널 부르는 습관도 이부분 이상하게 기억에 남네
-
차라리 고대 공대를 선택하겠으 그것 말고도 인설약 붙으면 성불함 ㅂㅂ
-
사례가 이거 하나밖에 없긴 한데 남자한테도 저런 말투 씀요 진짜 ㄱㅇ같아보여요...?
-
ㅈㄱㄴ
-
컨설팅 좆구데기론 <- 이거 대치동에서 한 번 불어야됨 ㅇㅇ 1
누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건진 모르겠는데 컨설팅이라는게 원래 씹스캠임 ㅇㅇ 원래...
-
카톡 5
나보다 빨리 읽는 사람 읎다 카톡 개 빨리 읽는다리 물론 여러곳에서 너무 한번에 오면 좀 느려짐
-
큐브 문제점 0
학생들이 1Q당 700원인 거 모르는 것 같음... 몇몇이 사람을 노무 부려먹는....
-
제 레어를 막 뺏어가고 막 흑흑
-
아니 저새끼들 왜 또 딮기 저주하러옴? -> ㄴㄴ 드디어 우리도 다시 용의...
-
어떤 미친놈이 내 레어 사가서 다시 빼와야함
-
카톡, 디엠 14
바로바로 보시는 편임?
-
예비고2에요 ㅠ
-
응
-
이거 진짜 눈 딱감고 구내염 2개 있는데 2번만 존나 고통스러우면 앞으로 안아픔??
-
경제/의류/인문 아시는 분 있나요
-
사수해야하는데 하..일요일에 가끔 쉴 때 시간 정해듀고 헐까
-
수요가 없으려나
-
동기들의 특정을 피할 수 없어 너무무서워
-
왜이리 까이나 궁금하거 불쌍해서 올린거 뿐인데 댓글이 너무 달려서 당황했는데...
-
탈릅 때 내릴까요 말까요? 낼 조발하면 바로 탈릅인데
-
과에서 뭐배우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들어온사람 엄청 많음 보통 그런 케이스 중...
-
국잘수못들 모아놨으니까 그래도 할만하지않을까…?
-
오늘 하루 2
행복하길..
-
젊은 우리 7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
사람들이 지적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대답 전부 회피하면서 나는 어쩔수 없었다~나는...
-
미안해 20
고멘..
-
평가원 고전만 해서 복잡한 고전시가 해석 ㅈ도 안되네 5
큰일났다 어떡하지 고1고2게 더 어렵네;;;
-
그냥 살라가 따로 없음
-
건강검진 받은 후로 계속 이사를 다녀도 자꾸 똑같은 사람을 마주친다는 의뢰받고...
-
1. 올해 입시는 의대 증원부터 시작해서 스노우볼이 이따시만하게 구른 가히 이례적인...
-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누군가에겐 20대의 소중한 1년이 투자된 결실인데 오르비에서...
-
1. 이명학 신택스 고2모고 3등급이 들을만 한가요? 일리는 들었습니다 2....
-
ㄹㅇ로...
-
술먹으러왔는데 0
음악이 너무 시끄러워..
-
3시 전에만 자면돼..
-
음향 엔지니어가 되어야하나.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