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
나는 많은 사랑을 받은 자요
언제 어디서나 내 발걸음을 붙잡던 나이든 여인의 눈물과
침대에 누운 나를 위하여 기도하며 새벽을 깨우던 그 목소리-
아름다웠던 스무살의 여인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고,
주름진 여인의 청춘은 검지손가락 빛바랜 금반지 하나에 남아 있어
굵어질대로 굵어진 마디 위로
예수의 손이 저러하였을까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오
눈 코 뜰새 없이 바삐 사랑을 먹고 자란 한 소년이
스물 남짓한 젊은이가 되어 여기,
여기서 지금 펜을 잡고
있소
꽃 같은 여인은
살바람에 아롱이며 달려와
울며 울며 눈물로 씨를 뿌렸소
비가 내리면 손을 잡고
엄마가 못나서 미안하다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모자란 어미지만 우리 아들, 사랑하는 내 새끼 비는 맞지 말라고
소년은
그 때의 그 살뜰하던 모습을 기억하오
젊은이는 아침에 일어나
극세사 이불을 개며 그녀를 기억하고
눈을 비비면서 냉장고 속 사랑을 한 움큼 쥐어
키 크는 우유 한 잔에 와르르 털어놓고 와드득 깨물어 먹고 나서는
싱그러운 사랑의 내음이 입 안 가득히 퍼질 때
소년은 그를 지켜주던 여인을 눈물과 기쁨으로 기억하며
유년의 내가 받았던 사랑,
어쩌면 그 이상을 내게 주고 있는 사랑하는 젊은 여인과
행복으로 유년의 사랑을 추억하며
길고 벌겋고 어둠직한 이 밤을 보낼게요
그 때의 그 살뜰하던 모습을 기억하오
나는 많은 사랑을 받은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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