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시절 입시썰 (6월 ~ 수능 전날)
6평까지의 이야기는 여기 있어요.
https://orbi.kr/00055256040/%EC%9E%AC%EC%88%98%20%EC%8B%9C%EC%A0%88%20(12%EC%9B%94%20~%206%EC%9B%94)
6월 모의평가를 인생 최악의 점수를 받고 난 후 절망 속에서 한 달을 보냈습니다. 정말 공부가 잘 안 되었지만 어떻게든 꾸역꾸역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이어나갔었고 그리고 한 달 뒤에 7월 교육청 모의고사가 찾아왔습니다. 교육청 모의고사는 평가원에서 출제한 것이 아니기 떄문에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이 한 달 동안 공부한 것을 확인 받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해 온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어떤 시험들보다도 긴장해서 응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래도 공부 해 온 것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상당히 잘 봤습니다.
그러나 3,4 월 학력평가를 잘 봤음에도 6월 모의평가를 망친 기억이 있었기에 절대 안심할 수 없었고 오히려 나중에 9월 모의평가나 수능에서 더 크게 폭락하는 복선이 아닐까 하는 부담감과 불안감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러한 불안감을 어떻게든 떨쳐내기 위해서 계속해서 하던 공부를 이어 갔습니다. 주말에 다른 학생들이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공부를 할 때에도 저는 여유를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손에 공부하는 것을 잡고 있지 않으면 불안감이 온 몸을 휩싸왔기 때문에 밥 먹을 때에도 수학이나 화학 문제 풀이를 보거나 지구과학 지엽 개념을 외우는 등 약간의 시간이라도 멋대로 날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에 학원에서 2번의 월례고사를 치뤘습니다. 그 2 번의 월례고사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9월 모의평가를 응시하는 날이 오게 되었습니다. 9월 모의평가도 언제나처럼 열심히 응시하였습니다. 국어는 생각보다 쉽다는 생각을 하면서 풀었고 미적분도 나름 괜찮게 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는 평소에 비해서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언제나 걸림돌이었던 탐구 시간이었습니다. 화학은 마지막 계산에서 약간 막히는 느낌이 들었고 지구과학은 예상보다 쉬웠습니다.
점수는 언어와 매체 92점, 미적분 96점, 영어 88점, 화학1 47점, 지구과학1 46점이었습니다. 점수 자체는 무난히 받았으나 작년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난이도가 상당히 쉬웠기에 언어와 매체는 2등급 컷, 화학1은 백분위 95, 지구과학1은 2등급이었습니다.
처참했던 6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나름 괜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서 하던 공부를 그대로 이어서 다시 공부했습니다.
그 뒤에 보는 월례고사에서는 계속하여 무난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학원에서 정기적으로 계속 응시하던 모의고사는 그닥 좋지 않은 점수들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수학 과목에서요. 되도록 내색을 안 하려 했으나 점점 수능은 가까워지고 50일이 붕괴되어 가는데 내 점수는 좋지 않은 위치에서 요지부동인 것을 보면서 점차 스트레스는 누적되어 왔었고, 결국에는 마지막 1달을 남기고서는 잠도 편히 자기 힘들어 자던 중에 계속 깨어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큼은 최대한 유지해 오던 냉점함과 평정심마저 잃고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여기서 꿑내기는 너무 아까웠기에 최대한 억지로 버텨오면서, 지금까지 버틴 것 만으로도 잘한 것이다 라는 자기최면을 걸면서 버티고 버티면서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수능을 1주일 남기고 학원에서 ‘수능직전 모의고사’라는 이름을 붙인 마지막 월례고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시험이기에 멘탈을 관리하라는 의미인지 상당히 무난한 난이도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쁘지 않은 점수로 시험을 마지막 월례고사를 마감하였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기나긴 수험 기간, 수험생이라는 핑계로 예전처럼 살갑게 대해드리지 못한 게 죄송스러웠고, 수험생이라는 신분 하나 때문에 오로지 저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묵묵히 투자하고 제가 나름 신경질을 부려도 그저 받아만 주셨던 더의 고3 시절과 재수 시절이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저는 어지간해서는 최대한 침착한 감정을 잘 유지하는 편이었으나 전화를 끊기 전, 이 말을 하면서 결국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엄마.. 감사해요.
두 해 동안 못난 아들 수험 생활하는 거 뒷바라지 해 주신 거 너무 감사해요..
수능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후회 안 할 만큼 정말 열심히 했으니 할 수 있는 만큼 잘 보고 올게요..
그리고 학원은 종강하였고 이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집에서 지금까지 틀렸던 문제들을 다시 꼼꼼히 체크했고
수능 전날, 수능장에서 마지막으로 체크할 자료들을 갈무리하고 이 날만큼은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이제 결전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수능날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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