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 논술팀 칼럼 - 이안의 우문현답 - 제 1편 - '제발 시키는 대로 해'
반갑습니다. 오르비 논술팀의 이안입니다.
네놈의 성은 이요 이름은 안이냐 물어보시는 분이 많은데, first name IAN입니다. 참 쉽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그간 정선생님, 페로즈님과 함께 오르비 논술을 연구하고 강의해 왔는데,
곧 수시FINAL이 닥쳐오는 이 시점에서 뭔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온라인으로나마 쓴소리를 좀 하려고 해요.
이제 논술실록의 보급(?!)과 오프라인 학원, 인강 등등에 힘입어 현재(2013년 8월 롸잇 나우)
수험생들의 기본적인 구조식 독해, 개요작성의 도식화는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뭐 간단하게 도식화시켜 보면논술이란 게 결국 독해 + 글쓰기 = 제시문 독해 + 논리적 서술이잖아요? 이 중에서 ‘구조’에 입각한 제시문 독해 - >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기초적 개요 작성 부분은 어느 정도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쫌 한다 이겁니다.
그런데 여전히 ,
못 씁니다. 그냥 잘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못 써요. 현장에서 함께 강의를 맡고 있는 정선생이나 페로즈 역시 첨삭을 하면서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지요. 뭐 개중에는 뛰어난 수험생들도 있긴 하지만 말예요.
그래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무엇인고 하고 물어보고, 매년 ‘더럽게 어려워서 못해먹겠다’ 는 수험생들의 하소연 메일을 분석해 본 결과 ( 즉 잘 안 되는 자들의 하소연 )를 모아서, 그걸 합격자 답안의 분석결과 ( 즉 잘 된 놈들의 이야기 ) 와 비교해서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뭐 매번 강의 때마다 강조하긴 하지만, 오프라인 학원(교대역에 있는 오르비 아카데미)에 찾아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온라인에 칼럼을 연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긴 서두가 귀찮다면, 그냥 한마디로
‘사람들이 자주 빠져서 광탈하는 함정을 수시 전에 미리 체크하기’
가 이번 칼럼의 목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손으로 턱괴고 스크롤 쭉쭉 내리면서
‘헐 나도 자주 이러는데’ 혹은 ‘이런 실수하는 BS가 어딨어’ 하고 혼잣말 하시라고 쓰는 거예요.
자, 거두절미하고, 오늘은
제일 흔하고, 제일 치명적인 실수 하나만 짚고 넘어갑시다.
바로 - 시키는 대로 좀 해! - 편입니다.
우리 잠깐만 생각을 좀 해봅시다. 논술 왜 공부하나요 비싼 돈 퍼부어서?
좋은 글을 쓰려고 ? 노노노. ‘시험’에서 좋은 ‘답안’을 쓰는 게 목표죠.
자 여기서 제가 좋아하는 논리적 사고의 확장 좀 해봅시다.
‘시험에서 좋은 답안’을 동의어치환시키면
‘시험에서 고득점하는 답안’ 이 됩니다. 그렇죠?
그런데 고득점한다 = 채점기준에 부합한다 = 채점자 맘에 든다 라는 겁니다.
그럼 채점자는 누구죠?
항상 학원에서 강조했듯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바로 이겁니다.
출제자 = 채점자라는 거죠. 생각해 볼까요?
출제하시는 교수님들은 출제만 하고 퇴근하실까요? 노노노. (죄송합니다 제가 에이핑크를 애정해서..)
대입 논술고사의 출제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시문을 선정하고
2. 문제를 출제한 후
3. 채점기준을 작성하여 밀봉.
여기까집니다. 당연하죠. 출제자가 그 문제를 낸 의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므로, 채점의 기준 역시 출제자가 작성합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죠. 하지만 동시에 가장 수험생들이 자주 잊어버리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우리 정규교육 초중고 12년 받는 동안 숱하게 들어온 이야기가 있죠?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출제자의 입장에서 분석해 보자‘ ’넌 출제의도를 읽지 못해서 틀린 거야‘
여기서 출제의 의도 = 채점 기준으로 동의어 치환해 봅시다. 그럼 너무너무 당연한 이야기가 되죠.
‘ 너는 채점기준에 안 맞아서 점수가 개판인 거야’ 가 됩니다.
당연한 얘기를 이토록 길게 하는 이유가 뭐냐구요? 기출문제 중 하나를 뽑아서, 수험생들이 실제로 저질렀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보면 제가 왜 이렇게 열받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2010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 논술문제
※ 아래 제시문 (가), (나), (다), (라)를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하늘에서 타고난 재주와 기력은 사람의 지혜로 어찌할 수 없으므로 타고난 인품을 통일할 방법은 없지만, 모든 사람의 사람된 도리와 권리를 하나로 통일시키기 위해서 국가의 대업과 정부의 법도가 세워졌다. 의롭지 못한 무리들은 과격한 기질로 그러한 질서를 파괴하고 자기들의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성으로 힘을 제어하여 일정한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정부가 만들어진 근본 뜻이다.
정부의 직분은 나라의 정치를 안정되고도 온전히 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태평스러운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것, 법치를 확립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원통하거나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외국과의 교제를 신의 있게 하여 나라가 분란의 우려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군대 양성과 도로 건설, 학교 설립과 같은 공공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 한 나라의 안녕과 문명을 바랄 수 없을 것이다. 한 나라가 개화되었는지 미개한지의 구별은 정부가 공공사업을 시행하는지 아닌지에 달려있다. 군대가 없으면 외국의 침략이나 국내의 반란이 있을 때 무슨 방법으로 방어하며 진압하겠는가. 도로를 건설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어찌 편리하게 이동하겠으며, 학교를 설립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어찌 윤리와 기강에 밝고 기술에도 정통하여 풍속이 문란해지거나 가난한 지경에 이르지 않기를 기약하겠는가. 이 밖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람들이 어떠한 생업에 종사하든지 자신들의 생애를 편안히 하여, 집안에서는 부모를 봉양하고 형제 처자와 즐거움을 누리며, 집 밖에 나가서는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재미있게 놀더라도, 도둑을 맞을 우려와 재앙을 만날 공포가 없는 것이 모두 정부의 덕택이다. 만약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에 정부가 설립되지 않았다면 약한 자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디에 호소하며, 강폭한 자가 무도한 행위를 저지른들 누가 막아주겠는가.
제시문 (나)
좁은 의미에서 ‘공적’(公的)이라는 말은 ‘국가적’이라는 말과 동의어다. 이런 속성은 사법권의 규제와 정당한 강제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국가기구의 기능과 연관된다. 국가기구의 권력에 맞서 생겨난 것이 시민사회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에 따르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근대적 관계는 ‘사회적인 것’의 등장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 때 그녀가 의미했던 것은 바로 사적 영역이 공적인 것과 연관성을 가진 그러한 사회의 영역이다. 즉, “단지 살기 위해서 상호 의존한다는 사실이 공적인 의미를 획득하고, 단순한 생존에 관련된 활동이 공적으로 등장하는 곳이 사회다.”
시민사회의 사적 영역에 관한 공중(公衆)의 관심사가 더 이상 공권력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제한되지 않고, 공중이 그 관심사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면서 시민사회의 공적 영역은 더욱 발전했다. 한편으로 이제 국가에 맞서게 된 사회는 사적인 부분을 공권력에서 분명히 분리시켰고, 또 다른 한편으로 경제적 재생산의 문제를 사적인 가정의 범위를 넘어 공중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문제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국가와 시민사회가 행정절차를 통해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지점에서 공중은 자신들의 이성을 사용하여 비판적 판단력을 키웠다.
시민사회의 공론장(公論場)은 개인들이 결집한 공중의 영역으로 파악될 수 있다. 공권력 그 자체에 대항하여 시민사회는 이제 국가에 의해 규제되어 온 공적인 영역을 차지하고자 했다. 그 결과 시민사회는, 기본적으로 사적 영역에 속하지만 공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상품교환과 사회적 노동에 관한 관계들을 규제하는 일반적인 규칙을 놓고서 공권력과 논쟁을 벌였다. 정치적 대결의 매개가 시민들의 공적인 용도로 사용한 이성이었다는 점은 매우 특수하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정치적으로 기능하는 공론장은 18세기로 넘어가는 문턱의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잡지와 신문은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공중의 비판적 기구로 가장 먼저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시기에 『타임즈』(The Times)와 같은 새로운 거대 일간지와 더불어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공중의 다른 제도들도 출현했다. 공적 집회도 그 규모와 횟수가 증가했고 정치적 연합체 역시 많이 생겼다.
제시문 (다)
공리(utility)의 원리는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당사자의 행복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또는 촉진시키거나 억누르는) 경향에 따라 모든 행위를 승인하거나 부인하는 원리를 의미한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모든 행위란 개인의 사적인 모든 행위뿐 아니라 정부의 모든 정책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공리는 어떤 것이든 이해관계가 걸린 당사자에게 혜택, 이점, 쾌락, 선, 행복(이 경우에 이 모든 어휘는 동일한 의미를 갖고, 그것은 고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을 가져다주거나 불운, 고통, 악, 불행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그러한 속성을 의미한다. 여기서 당사자가 공동체 전체일 경우 행복은 공동체의 행복을 뜻하며 당사자가 특정 개인인 경우는 그 개인의 행복을 가리킨다.
공동체는 구성원으로 여겨지는 개인들로 이루어진 허구체다. 그렇다면 공동체의 이익이란 무엇인가? 그 이익이란 공동체를 구성하는 여러 개인들이 얻는 이익의 총합이다.
개인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지 않고 공동체의 이익에 대해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떤 일이 개인의 이익을 증진시키거나 그것을 위한 일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그 개인의 쾌락을 합계를 증가시키거나 고통의 합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 공동체의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것은 그것이 구성원들의 쾌락의 합계를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어떤 행위가 공동체의 행복을 증가시킨다는 경향이 그것을 감소시키는 경향보다도 큰 경우, 이는 공리의 원리에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행위에 대한 개인의 승인이나 부인이 공동체의 행복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경향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다시 말해 공리의 법칙에 상응하는지 상응하지 않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그 개인은 공리의 원리를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라)
다음과 같은 작은 마을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마을 주민들은 삼림을 공유하며 거기서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쓴다. 주민 개개인이 벨 수 있는 나무의 양은 제한되어 있지 않으나 전체 나무의 양은 제한되어 있다. 삼림 훼손에 의한 비용은 마을 주민 모두가 치러야 하기 때문에 나무를 많이 베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주민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결국 개인의 이익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주민 대다수가 나무를 적게 베는 데 반해 일부 개인들이 나무를 많이 베면 그 개인들은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개인들이 너무 많아져 삼림 훼손에 의한 집단적 비용이 지나치게 증가하게 되면, 결국 나무를 많이 벤 개인들의 이득은 마을 주민 모두와 협력해서 나무를 적게 벨 때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의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규칙에 따라 나무를 얼마나 벨지를 선택한다.
규칙 1: 주민들은 각자 나무를 얼마나 벨지를 동시에 선택한다.
규칙 2: 주민들은 각자가 선택한 후 마을 전체의 벌목량을 알 수 있다.
규칙 3: 주민들은 이러한 선택을 일주일 간격으로 반복한다.
이 마을에는 오랫동안 운영되어 온 마을 자치회가 있는데, 주민들은 회의를 통해 마을 전체의 벌목량을 확인한다. 정부도 삼림 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제시문 (라)의 마을은 삼림 훼손을 막아 마을 전체의 이익을 높이고자 한다. 이를 해결할 가장 적절한 입장을 제시문 (가), (나). (다) 가운데서 선택하여 그 선택의 근거를 설명하고, 어떤 구체적인 방안들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시오. 그 방안들은 제시문 (라)에 나온 세 가지 규칙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1,000자 내외, 50점)
이 기출문제가 나왔던 당시에도 그렇고, 이후 매년 수험생들에게 답안을 작성시키면 70퍼센트의 학생들은 똑같은 행동을 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1. 제시문을 읽어제낀다.
2. 가 나 다 중에 뭐가 제일 나은 제시문인지 선택한다
3. 거기에 맞춰 답을 쓴다
4. 나와서 선생님에게 뭐가 답이냐고 물어본 다음, 가 나 다 뭐가 정답인지 게시판에서 키보드 배틀을 펼친다
이걸 합니다. 이게 바로 실패하는 70퍼센트의 전형이죠. 사실은 80퍼센트로 추측합니다만..
항상 하는 얘긴데, 본질을 봅시다.
논술이란 건 뭘까요?
결국 논술도 시험이죠. 시험의 본질은 득점이고, 득점의 본질은 채점기준 맞추는 거고, 채점 기준에 맞춘다는 건, 출제의도에 부합시키는 거죠.
한 마디로, 독해 앤드 답안작성에 달려들기 전에,
문. 제. 분. 석.부터 해야 된다는 겁니다. 문제가 나한테 뭘 ASK하고 있는지 분석을 해야, 문제가 뭘 시키는지 알아야 그걸 할 수 있는 거니까요. 문제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아무리 잘 해온다 하더라도 점수를 주지 않을 테니까요. 퀘스트가 뭔지 알고 그걸 수행하러 가야지, 퀘 받자마자 읽어보지도 않고 보이는 몹 다 때려잡으러 나가는 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죠.
이 문제를 분석해 보면 , 우리가 받은 퀘스트는 총 몇 개일까요?
1. 제시문 라와 가장 잘 부합하는 제시문을 하나 골라와라.
2. 그렇게 선택한 근거를 가져와라.
3.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건지 보여줘라.
이걸로 끝일까요? 아니요. 문제 분석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1. 제시문 라와 가장 잘 부합하는 제시문을 하나 골라와라 +2. 그렇게 선택한 근거를 가져와라 이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답안에 이렇게 씁니다. ‘제시문 나가 가장 적합합니다. 제시문 나에 따르면 블라블라 한데, 이건 제시문 라의 블라블라와 부합하거든요.’ 이렇게 쓰면 과연 퀘스트 1과 2가 클리어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출제자의 숨겨진 의도들을 낱낱이 파헤쳐 볼까요? ‘가장 적절한’ 제시문 선택의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지요? 이 말은 곧, not only '가장 적절한 제시문과 근거‘ 뿐만이 아니라, but also 나머지 제시문은 왜 ‘덜 적절한지’근거도 비교해서 가져오라는 겁니다. 즉, 예를 들어 제시문 나를 선택했다면, ‘나-라 대응’만 시키지 말고, 나머지 ‘가,다-라 대응’도 보여주어서 왜 나가 가장 적절한지를 그 근거를 보여달라는 겁니다. 단순한 나-라 대응 문제가 아니라, 거기에 추가로 가,다와 나의 비교까지 해달라는 수준 높은 문제였죠.
즉 문제를 제대로 분석한 합격자들의 답안에는 다음 네 가지에 대한 해답이 거의 다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1. 제시문 라와 가장 잘 부합하는 제시문을 하나 고르기
2. 선택한 제시문과 라를 대응시켜 선택의 근거 보여주기
3. 선택되지 못한 제시문들과 선택된 제시문의 차이 비교해서 선택의 근거 보여주기
4. 1,2,3의 결과에 자신의 생각(창의)를 하나 더해서 구체적으로 해결책 제시하기
총 4가지 퀘스트를 다 클리어해 왔다는 거죠.
그에 반해 나머지 70퍼센트의 답안은 3번 퀘스트를 아예 수행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리고 3번의 결과를 기초로 해야 설득력이 풍부해지는 4번 퀘스트 점수 역시 다 받지 못했지요. 한마디로 2.5개의 퀘스트만 클리어해 왔다는 거죠. 누가 레벨업에 성공할까요?
말이 길어졌는데, 칼럼의 첫 회에 꼭 하고자 했던 말이라(이걸 매번 지적해도 매년 똑같은 실수를 해오기 때문에, 쓰다 보니 열받아서 말이 길어졌네요)...
이번 주에는 여기까지 해두기로 하고, 반드시 이걸 해보세요.
자신이 쓴 답안을 옆에 놓아두고,
그동안 문제지 받아들자마자 대충 읽고 쌩깠던?! 문제를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히 읽어봅시다. 그래서 문제가 나에게 시킨 퀘스트가 대체 몇 개고 어떤 내용인지, 즉 뭘 해가야 나에게 그 대가로 점수를 줄 건지 종이에 써 놓으세요.
그리고, 그 퀘스트들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답안에서 찾아 봅시다. 과연 나는 몇 개나 클리어했나, 내가 퀘스트를 준 NPC라면 과연 내가 가져온 결과물에 만족할 것인가 하고 말이죠.
항상 명심합시다. 독해건 답안 작성이건, ‘잘 해오는 것보다’ ‘시킨 걸 해오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사실을요.
문제 분석은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다음 회에 이어서 하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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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에 두들겨놓고 컨시비 했더니...다음부턴 직접 쓰겠습니다 ㅍㅍ
그래도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중요한 글입니다
힝.. ㅠ 이과 논술인줄 알았어여ㅠㅠㅠ 그래도 감사합니다 ! ㅎㅎ
이과 논술반도 조영탁 선생이 개강했고, 론칭은 오래 준비중인데 오르비 전원이 너무 신중해서...ㅍㅍ 조금만 기다리세요! ㅍㅍ
이과 논술반이 아니고, 문과 수리 논술반입니다.
오늘 푼 문제가 나와서 반갑네요ㅋㅋ (시간이 없어서 1,2번만 쓰고 내일 3번 쓰려고 남겨뒀는데 이렇게 나올줄이야!)
이게 논술실록에서 볼 마지막 연대 문제라서 그런지 다행이 3번 개요에 선생님이 제시한 4가지는 모두 생각해뒀습니다.
오옼 ㅍㅍ다행이네요!
실전에서,
반드시,
옆자리 사람들이 봉인 뜯고 두두두 제시문에 달려드는 거 신경끄고
차분하게 문제를 보고
음음 이번 퀘는 뭘 해가야 하나 고민하는 시간 딱 3분만 가지면
비교할 수 없는 점수차가 벌어질 겁니다. i guarantee that!
정말 좋은 글이네요
좋은 글감사함다 다음것도기대하께요
3번의 의미가 선택되지 못한 제시문들이 왜그런지 써라는 거에요?
기다리고 있었던 질문입니다.
1. 선택되지 못한 제시문들이 왜 선택되지 못했는가를 써야 합니다.
2. 그 근거 역시 '논리적'으로 써야 합니다. 즉, 가를 선택하고 나 다를 포기했다면, 가는 라와 대응관계를 이룰 것입니다. 그렇지요?
그럼 나머지 나다와 가를 비교해서(마치 3자비교처럼!) 써주면 됩니다.
3. 그것이 곤란할 경우에는, 나-라, 다-라 대응으로 써주면 됩니다. 어떻게 하건, 항상 가-라 연합 (적절) vs 나-다 연합(부적절) 관계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겠지요.
정리하자면, 실패하는 답안은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꼭 그 고른 제시문에 온힘을 다 쏟아서 거짓말처럼 결승전에서는 광탈..한다는 겁니다.
성공하는 답안은 선택의 근거가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죠. 적절한 이유, 나머지가 부적절한 이유. 두 개의 밸런스를 잘 맞추어 써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논술을 첨삭하시는 교수님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제 경우엔 평소 랜덤으로 첨삭받는 선생님이 바뀌는 편인데요
논제가 가,나의 논점을 바탕으로 다의 내용을 분석하라. 이런식의 요구사항이 있었는데요
어떤 분은 논술 답안 구성을 논제에서 말한 순서대로 (예시 : 가,나/다->가 다->나 ) 써야 한다는 분도 계셨고, 다른 분은 유연하게 쓰는게 좋다고 하시면서
제시문 다 를 앞에 언급하고 시작하는 것도 중복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거든요..
이렇게 헷갈린 거 때문에 ..... 그래서 괜히 쓸데없는 걱정이 생겨서요 ㅠㅠ
제시문에는 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나다 중 선택해서 서술하라고 만 되어있는데
덧붙여서 나머지가 아닌 이유를 쓰게 된다면 혹시 논제 이탈로 감점되거나 불이익 당하는 일은 없을까요?
출제한 교수님께서 애초에 한가지 선택후 선택근거와 해결방안을 쓰는데 필요한 최소자수를 염두해 두시고 문제를 내셨다면
다른 선택이 아닌 이유를 단편적이지 않게 쓸 충분한 분량이 남을지 ....
논술에 대해 아는게 없고 이래 저래 방황이 많은 수험생이 질문 드려요 ㅠㅠ 답변 부탁드립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 풀이'보다 '문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출제자는 단 두 줄로 자신의 의도를 모두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 단어 한 단어에 엄청난 의미를 싣지요.
출제자가 '적절한' 제시문을 고르라고 했다면 자신이 선택한 한 가지의 근거만 써도 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선택한 제시문과 중심제시문이 서로 적절하게 어울리는지 하나뿐이니까요.
하지만 출제자는 ' 가장 적절한' 제시문을 고르라고 했지요. 그렇다면 이것은 선택한 제시문과 중심제시문 간의 일치여부뿐 아니라, 선택한 제시문이 다른 제시문들보다 '더' 적절하다는 비교까지 보여달라는 퀘스트인 것입니다.
문제 분석은 곧 채점기준의 분석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면 고득점 패스에 도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