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2-01 13: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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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17편 - 현대전의 발전 양상

게시글 주소: https://1ff8ipsi.orbi.kr/00027274206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폭격기 무리가 지상을 갈아엎는 물량공세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두 국가의 거대한 군단이 도시 하나를 두고 끝없는 인명살상을 낸 '스탈린그라드 전투'나 수백 수천대의 전차가 광활한 평지에서 서로 정면에서 격돌한 '쿠르스크 전투' 등등은 인류 공업력이 극한까지 뽑아낸 물량을 실감나게 하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이런 세계대전에서 목격되었던 대규모 물량공세를 보기가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공학이 발전하면서 병기들이 극도의 효율성과 정밀성을 추구했고, 현대전에서 전차 1대가 가지는 의미는 2차 세계대전에서 전차 1대가 가지는 의미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2018년 미국은 토마호크 미사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연구소를 정밀 폭격했는데, 주변에 다른 건물이나 나무는 하나도 안건드리고 딱 그 건물만 완벽하게 철거시켰습니다. 수십수백 키로미터 밖에서 쏘아올린 미사일의 면도날같은 정밀성에 놀라고 갑니다

https://www.theguardian.com/world/ng-interactive/2018/apr/15/satellite-pictures-airstrikes-syria 






 


 2차 세계대전, 태평양 전쟁때는 수십 수백대의 항공기가 떼지어 날아가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미국에서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지금 한국은 '13대' 보유하고 있습니다. 엥? 과거에는 수백대씩 가서 지상을 박살냈는데, 겨우 13대로 전쟁을 할 수 있나?




 이 F-35는 대당 가격이 천억쯤 됩니다. 과거의 항공기는 대량생산이 쉬웠고 가격 또한 저렴했습니다. 항공모함에 전투기를 빽빽하게 적재하는건 일도 아니었죠. 그런데 지금은 항공기 한대 한대가 현대 병기공학의 첨단을 몸에 두루고 가격이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현대의 전차 1대는 세계 2차대전에 독일이 개발한 가장 두껍고 무거운, 초중전차 '마우스'를 2대 붙여놓아도 한방에 뚫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위력이 강력해졌습니다. 현대의 병기들은 2차 세계대전의 병기들과 1대 10 싸움 정도는 껌씹으면서 할 수 있을 정도로 개체 한대 한대가 가지는 효과가 커졌습니다.




 걸프 전쟁 당시 이라크 군부는 미군과의 질적 차이를 양적인 부분(당시 이라크 군대는 100만)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첨단장비를 앞세운 미국은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뚜들겨 박살냈습니다. 1970년대 기술로 만든 구형 이라크 전차는 미국의 M1A1 에이브람스에게 눈녹듯이 녹아내립니다.









(과거와 달리 물량으로 질적인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학습시킨 걸프 전쟁은 첨단 무기의 기술력이 얼마나 심각한 교전비를 달성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https://www.beliefnet.com/faiths/galleries/why-dont-bible-prophecies-mention-america.aspx )







 태평양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거함거포주의 사상이 존재할 정도로 방어력은 공격력 못지 않게 중요했었습니다. 그러나 방어력에 비해 공격력이 급도로 발전함에 따라 두껍고 무거운 장갑의 의미는 없어졌고, 그런 무거운거 달고 괜히 더 크고 둔중해져서 쉽게 처맞느니 그냥 싹다 포기하고 전부 공격력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상대를 먼저 찾아내고, 상대방이 나를 쏘기 전에 내가 먼저 맞춰버리면 굳이 방어할 필요도 없다는 계산에 따라 모든 자원을 공격력과 정밀성에 투자했고 현대의 병기들은 과거보다 오히려 방어력은 떨어졌으나 공격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세계 2차대전까지만 하더라도 폭격의 정밀성은 매우 떨어졋기에, 수백대의 폭격기가 떼를 지어 한꺼번에 폭탄을 투하하고 목표 주변의 지상까지 전부 갈아엎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비효율적인 일을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극도로 정밀해진 미사일 2~3발 만으로도 충분히 목표를 박살낼 수 있게 되었죠.




 과거에는 정말 '에라 모르겠다 그래도 보이는거 전부 때려부수다 보면 목표물도 한두발은 맞아주겠지'의 심정으로 폭탄을 때려박아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투입되는 폭탄량에 비해서 정작 목표에 도달하는 유효타격은 적었죠.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더 적은 폭탄으로 훨씬 더 정확하게 목표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쓸데없이 많은 폭탄을 붓고도 정작 유효타는 적게 내던 낭비가 심한 과거와 달리, 고도의 정밀성을 바탕으로 현대전은 극도의 저격전이 되었습니다. 단 한발만으로도 완벽한 무력화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Lo77&articleno=6582584&categoryId=615617®dt=20150217095656 )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과거에는 수백발의 기관총을 난사하며 딱 한발이라도 좀 맞길 기도해야 했지만, 지금은 스코프달린 저격총으로 훨씬 더 적은 총알로도 과거보다 더 많이 맞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준도 제대로 안하고 기관총을 갈긴다면 분명 많은 양의 총알을 소비하지만 적을 맞출 지는 장담하기 힘들 것입니다. 게다가 총알을 많이 발사해야 하는 만큼 적을 제압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 자기가 적의 총알에 맞을 위험도 커집니다.




 딱 필요한 순간 몇발만 정확하게 박아넣으면 더 짧은 시간에도 확실하게 적을 제압할 수 있죠. 






(소련의 유명한 저격수 바실리 자이체프는 242명을 저격하는데 딱 243발을 사용해서 명중률 99%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쟁에서 총알 10만발에 1명이 전사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비교하면 무시무시한 정확성입니다.

https://namu.wiki/w/%EB%B0%94%EC%8B%A4%EB%A6%AC%20%EC%9E%90%EC%9D%B4%EC%B2%B4%ED%94%84 )







 오늘 제가 현대전의 발전 양상, 극도의 저격메타를 설명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수험생에게 '시간과 집중력'은 마치 총알과도 같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제가 여태 수학이나 물리를 잘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 친구들은 하나같이 매우 짧고 간결한 풀이로, 적은 시간을 들여 저보다 더 높은 점수를 맞았습니다. 그 친구들은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정답으로 직결하는 과정을 선택했습니다.




 마치 저격수가 딱 10발의 총알을 써서 10발 다 명중시키는 것처럼 말이죠. 반명 저는 문제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이리저리 싸돌아댕기면서 시간도 낭비를 많이 하고, 시간을 많이 부어서 정확성이라도 높았냐면 그것도 아니라서 점수도 낮았습니다. 실수도 많이 나오고 비효율이 심했죠.








 우리에겐 총알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수험생이 앉아서 1문제를 고심해서 풀때마다 그만큼의 시간이 가고 있고, 또 눈에 잘 안보이지만 우리의 체력과 집중력도 계속 소비되고 있습니다. 수능이 아침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치르는데, 앞선 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 나중에 탐구 과목은 벌벌 기어가면서 풀고 있겠죠.




 단순히 총알을 많이 소비했다고 해서, 오래 앉아서 많은 계산을 했다고 해서 수학을 잘 푸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더 정확하고 간결한 풀이를 지향하며 계속 제 풀이과정을 다듬었습니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소요시간도 줄고 실수도 줄어들더군요.




 마치 현대전이 딱 필요한 만큼의 폭탄만 써서 정확하게 목표를 타격하는 것처럼, 단순히 오래 앉아서 긴 풀이를 적고 흐뭇해하면 안됩니다. 반드시 필요한 과정만 정확하게 짚으면서 효율적으로 넘어가야 제한된 시간 안에 시험문제를 다 풀 수 있습니다.




 특히 수능 국어의 경우 과거보다 지문의 길이는 계속 늘어나고 온갖 정보를 제시하며, 우리에게 총알의 소모를 강요합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좀 더 명확하게 목표를 인식하고, 딱 그 목표를 위해서만 총알을 소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아무리 길고 정보가 많은 지문이 나오더라도 평소 제가 가르친 바와 같이 반드시 필요한 요소에만 시야를 좁힐 것입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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